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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방직과 태극성표(太極星標) -영등포story1
작성자 문화원 등록일 20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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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story 1. 경성방직과 태극성표(太極星標)

경방은 정치가이며 교육가.언론인이었던 인촌 김성수선생에 의하여 1919년에 창립되었던 방직회사였다. 일제에 의하여 정치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수탈당하고 있던 당시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직물업계는 일본제품인 광목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었으며 한국인들의 직조공장은 영세를 면치 못하여 도산지경에 이르는 것이 보통이었다. 인촌은 직물류의 자급자족을 위한 민족기업으로서의 경방 창립을 위해 우리나라로서는 처음인 주식회사제를 도입하였다. 경방주식의 모집을 위하여 인촌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일인일주운동(一人一株運動)을 벌였다.

당시 한 주의 주식가는 50원으로서 인촌은 이것은 독립운동하는 것입니다. 독립운동자금으로 생각하고 주식을 사십시오하며 권했다 한다. 이에 따라 발기인들의 주식은 3,790주였고 16,210주는 일반 공모주였다.

1919년에 창립된 경방은 19233월에 우리 기술로는 최초로 대량 생산된 광목을 출하하였다. 이때에 신제품의 상표인 태극성표는 일제의 압제에 대한 교묘한 저항으로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태극성표상표는 태극무늬를 옆으로 세워놓은 바깥에 태극기의 8괘를 상징하는 별 8개가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었다. 당시에 상표의 등록 허가는 조선총독부가 아닌 일본정부 특허국의 소관이었다. 이를 교묘히 이용한 경방은 태극성표의 등록허가를 받아 내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 상표가 붙은 광목이 전국 각처에 출하되자 조선총독부는 아연 긴장하여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었다. 아직도 3.1독립운동의 기운이 남아 있는데다가 우리 기술, 우리 손으로 만들어진 광목에 태극 마크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광목을 필로 사가지 않고 한두 자씩 사가게 되면 소매상인들에게는 상표부분이 있는 잣치가 많이 남게 되었다. 이것이 늘어나자 소매상인들은 상표 붙은 천으로 푸대도 만들고 심지어 그것들을 이어서 포장을 만들거나 천막을 만들었다.

이쯤 되자 시골 장터에는 태극무늬가 든 휘장이 펄럭이고, 태극무늬가 수없이 들어간 천막이 바람에 휘날렸다. 이때마다 멀리서 시골장터를 바라보는 일경(日警)들은 가슴이 철렁이는 것이었다.

그것은 3.1독립운동 당시 만세 시위가 대부분 시골 장터에서 일어난데다가 갑자기 태극기 물결이 수없이 펄럭이고 있으니 시위가 일어났나 보다 하고 출동하면 휘장이나 천막이 펄럭이는 것이었다. 전국 곳곳의 주재소에서 이런 보고가 잇달아 들어오자 조선총독부는 태극성표상표가 태극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트집을 잡아 경방에 대한 탄압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경방은 다음과 같은 답변으로 조선총독부의 입을 막는데 성공하였다.

상표의 가운데 둥근 원은 회사의 무궁한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고, 원 가운데의 S자는 영문의 방직을 뜻하는 spinning의 첫머리를 따서 방직회사를 뜻하며, 주위의 별 8개는 조선팔도를 나타내어 광목이 조선팔도에 퍼져나가 잘 팔려 달라는 소원이 들어 있을 뿐

이라고 답변하고, 이 상표가 아무런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일본 특허국의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냐고 항변하니 조선총독부는 아무런 말도 못하였던 것이다.

출처 : 永登浦 近代100年史,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청,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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