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의 이웃에 위치한 양천현에서 나던 특산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양천현은 대충 지금의 양천구와 강서구지역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세종실록>> <지리지>를 보면 양천현의 토산물로현(縣) 서쪽 굴포(堀浦)에서 매년 겨울 몹시 추울 때에 뱅어(白魚)가 나는데 아주 맛이 좋아서 맨 처음에 나라에 바친다. 양화도(楊花渡) 아래에서 주로 웅어(葦魚) 숭어(水魚) 면어(綿魚)가 난다고 하였고,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양천현에서 나는 특산물이 백어(白魚) 위어(葦魚) 면어(綿魚) 즉어(?魚) 수어(秀魚) 해(蟹)라고 나와 있다. 이들 특산물등 중에서 즉어(?魚) 곧 붕어와 해(蟹) 곧 게는 영등포에서 나던 특산물이기도 하다. 이들은 아마도 주로 지금은 안양천이라고 부르는 대천(大川)에서 나던 특산물일 것이다. 대천을 경계로 두 고을이 있었으니 영등포의 특산물이면 당연히 양천의 특산물이기도 해야 옳다. 그런데 이들 중 백어 위어 수어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한강 기수면에서 나는 것들이다. 백어(白魚)는 뱅어의 한자표기이고, 위어(葦魚)는 웅어의 한자표기이며, 수어(秀魚, 水魚)는 숭어의 한자표기이다. 면어(綿魚)는 무슨 고기인지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 또한 한강 기수면에서 나던 고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기수면이 아닌 곳에서 나는 고기라면 대천에서 나야 하고, 그러면 당연히 영등포의 특산물에도 올라야 하는데 기록에 없기 때문이다. 혹 어떤 사람은 민어가 아니겠으냐고 하는데 민어는 기수면에서 나는 고기가 아니다. 그러니 민어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따른다. 어쨌거나 이런 고기들은 옛날 영등포에 살던 사람들도 쉽게 먹을 수 있던 고기였을 것이다. 영등포가 양천과 경계에 위한다고는 하지만 고깃배가 어디 경계가 있겠는가? 언제 다시 그런 고기들을 한강에서 잡아 맛볼 수 있을까? 빨리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특히 웅어회를 먹어보고 싶다. 숭어회야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고, 재수 좋으면 뱅어회도 가끔 일식집 같은 데서 얻어먹을 수 있지만 웅어회는 아직 못 먹어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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