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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있었던 양말산
작성자 관** 등록일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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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영등포에는 산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산 같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쥐산이 있다. 양화동 인공폭포가 설치되어 있는 산이 바로 쥐산이다. 한번 올라가 보고 싶지만 군사시설물이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안 된다고 한다. 아쉽다.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지만 영등포에는 쥐산 말고도 나름대로 유명했던 또 다른 산이 있었다. 선유과 양말산이 그들이다. 선유봉은 지금의 선유도에 있었고, 양말산은 여의도에 있었다.

양말산은 지금의 국회의사당이 들어선 자리에 있었는데 국회의사당이 들어서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서울특별시 동명연혁고>> <영등포구편>을 보면 양말산의 유래가 나온다.

 

여의도(汝矣島)의 제1고지(第1高地)이던 양말산은 옛날부터 말이나 양(羊)을 기르던 중심지가 되었기 때문에 양마산(養馬山) 또는 양마산(羊馬山)의 의미로 그렇게 불리어 온 것이라고 한다. 양말산 앞 넓은 곳은 또 양말벌로 불리어졌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야기는 영등구청사이트는 물론 <<영등포구지>> 등 여의도의 유래를 소개하는 곳이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단골로 등장한다. 심지어는 말을 쳤던 목마장(牧馬場)이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양말산에 대한 이와 같은 이야기는 한낱 민간어원설(民間語源說)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이 된다. 왜냐하면 여의도에서 양(羊)을 쳤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을 쳤다는 것은 사실과 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여의도에 축목장(畜牧場)이 설치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기에 설치되었던 축목장은 조선시대 말이나 소 이외의 다른 가축을 기르는 일을 맡아보던 사축서(司畜署)와 제향(祭享)에 쓸 희생(犧牲)을 기르는 일을 맡아보던 전생서(典牲暑)에서 관리하던 축목장이었다. 그러니 당시 여의도에 설치된 축목장에서 기르던 가축은 말이나 소를 제외한 제향의 희생으로 쓸 가축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실제로 <<세종실록(世宗實錄)>>을 보면 당시 여의도에서 기르던 가축이 양 돼지 닭 오리 당기러기 등이라고 했다. 당기러기는 거위이다.

 

말이나 소 이외에 제향의 희생으로 쓸 가축 중에서 중요한 것은 양과 염소였고, 그 중에서도 양이 가장 중요했다. <<승정원일기>> <영조(英祖) 17년 4월 기해(己亥)>의 기록을 보면 여의도에서 바치는 공물로 양과 염소가 언급되어 있지만 김정호(金正浩, ?~1864)가 저술한 <<대동지지(大東地志)>>를 보면 전생서 외고(外庫)가 여의도에서 치는 가축으로 양만 언급되어 있고, 조선 고종대에 저술된 <<동국여지비고>>에서는 사축서가 폐지된 뒤에도 여의도에 옛 사축서의 양(羊) 50마리 염소 6마리를 놓아기른다고 한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양말산은 양(羊)과 관계된 말에서 연유했을지언정 말과 관계된 말에서 연유했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양말산은 무엇에서 연유하는 말일까? 안양천(安養川)의 지류(支流)로 도림천(道林川)이 있다. 그런데 도림천을 도림천으로 부르기 전에는 마장천(馬場川)으로 불렀다. 도림천을 마장천으로 불렀던 것은 그곳에 말 목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종실록(世宗實錄)>> <지리지(地理志)>의 금천현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금천현에 목장(牧場)이 둘이 있다. 하나는 달촌(達村)에 있는데 달촌은 현의 북쪽에 있고, 둘레가 12리(里)이니 국마(國馬)를 기른다. 둘은 사외포(沙外浦)인데 사외포는 현의 서북쪽에 있고, 양천(陽川)의 사곶포(寺串浦)목장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둘레가 15리(里)이니 우군(右軍)의 목장(牧場)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달촌이라는 지명은 도야미리(道也味里)라는 지명으로 계승되었고, 도야미리는 지금은 도림동(道林洞)이 되었다.

마장천(馬場川)의 마장(馬場)이 바로 말 목장을 지칭하는 말이고 보면 도림천을 마장천으로 부르게 된 것은 달촌에 있었던 말 목장 때문이었다고 보아 틀림이 없을 것이다. 말 목장을 마장(馬場)이라고 지칭했다면 양 목장은 무엇이라 지칭했을까? 당연히 양장(羊場)이라고 지칭했다고 보아야 된다.

 

그런데 마장(馬場)의 우리말은 ‘말맏’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마(馬)의 훈이 ‘말’이고, 장(場)의 옛 훈이 ‘맏’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다면 양장(羊場)의 우리말은 무엇이었을까? 양의 옛 훈은 염소의 옛말인 ‘염’이었다. 그런데 염소의 표기에 사용하던 고(羔)의 옛 훈 또한 염소의 옛말인 ‘염’이었던 까닭에 이와 변별하기 위해서 양(羊)의 훈은 곧 한자말 ‘양(羊)’으로 바뀌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羔)의 훈 또한 곧 '양(羊)'으로 바뀌지만 어쨌거나 그러므로 양장(羊場)의 우리말은 ‘염맏’이 아니라 ‘양맏’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양 목장을 지칭하는 말이 양장(羊場)이고, 양장(羊場)의 우리말을 ‘양맏’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할 때 양말산이 무엇에서 연유하는 말인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ㄷ’이 ‘ㄹ’로 변하는 것은 우리말에서 흔히 있는 일이고 보면 양말산은 ‘양맏’산에서 변한 말이라는 이야기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할 때 양말산은 양 목장을 지칭하는 우리말 ‘양맏’에서 연유하였다고 보아 틀림이 없을 것이고, ‘양맏’에 있는 산 곧 양 목장에 있는 산을 뜻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양말벌은 ‘양맏’에 있는 벌 곧 양 목장에 있는 벌을 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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