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한문서예 강좌는 국전초대작가인 정헌만 선생님께서 지도하십니다. 교과서로 수업하지 않는 강좌는 대부분 각자가 공부하고 수련합니다. 저는 보통 아침나절에 한번, 오후에 한번 문화원을 둘러보며 각 강의실 뒷문을 살그머니 열어봅니다. 있을지 모를 제가 미처 모르는 부분과 수강생들의 불편함을 살피려는 생각입니다. 오늘 3강의실은 정헌만 선생님의 한문서예 강좌인데 소개할 겸 수업 녹화를 했습니다. 수강생들이 쓴 글씨를 벽에 쭉 붙여놓고 하나하나 글씨를 지도하는 모습입니다. 강평이 끝나면 각자 떼어갑니다. 영상 뒷부분을 보면 선생님의 강평과는 무관하게 캐비닛 앞에서 글씨 연습하는 수강생이 계시는데 아마 신입생으로 줄긋기 연습하고 있을 겁니다. 사진 오른쪽에 머리 허연 양반이 먹을 갈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 분은 꽤 오래된 수강생입니다. 자연스럽게 조교 역할을 담당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그렇게 강좌가 운영됩니다. 수업이 끝나면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같이 하기도 하고 차를 한잔 더 하기도 합니다. 동문수학(同門受學)하는 동무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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