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여 년 전, 고려 판서(判書) 정몽주는 왜구의 침략과 노략질이 잦자 왜구의 단속을 요청하는 사신으로 일본에 간다. 그때 지은 시 11수가 전해져오는데 그중 세 번째 시가 水國春光動으로 시작된다. 수국(水國)은 물의 나라, 일본을 말하는 거고, 춘광(春光)은 봄철의 볕, 소생하는 봄의 기운, 이런 뜻이다. 문득, 말의 의미가 시대를 초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王)이라는 말의 의미가 고려시대와 지금의 의미가 다를 테고 왕이나 신하나 일반 백성이 각각 느끼는 의미 또한 다를 거다. 글이라는 것이 숨겨진 의미도 있어 읽는 이에 따라 뜻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영등포역 근처에 맥주공장이 둘 있었고 OB맥주공장은 영등포공원으로 크라운맥주공장은 영등포푸르지오아파트로 변했는데 크라운맥주 공장 터인 아파트 팔각정 앞에 水地春光動이라 새긴 비석이 하나 있다. 물맛이 좋아 맥주 맛이 좋았다고 동네사람들이 얘기하던데 그 말인 듯, 그를 기념하는 듯하다. ■ 水國春光動 天涯客未行 草連千里綠 月共兩鄕明 遊說黃金盡 思鄕白髮生 男兒四方志 不獨爲功名 섬나라에 봄이 흐드러졌구나 떠도는 나그네는 아직 고향에 가지 못하네 풀은 끝없이 푸른데 달빛은 두 나라를 밝게 비추네 사신 일 여비는 떨어지고 돌아갈 생각에 머리가 희어지네 사나이의 큰 뜻이 이름을 남기기 위한 것은 아니네 奉使日本 ? 포은 정몽주, 1377년(우왕 3)에 사신으로 일본에 갔을 때 지은 시 洪武丁巳 奉使日本作 11首 중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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